2026.01.29(목) 큐티: 마태복음 8:1-13
<묵상하기>
*부정함을 삼킨 거룩함*
산 위에서 천국 시민의 윤리를 선포하신
예수님은 산 아래로 내려오셨다.
말씀이 선포된 후에는 반드시 그 말씀이
입증되는 현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예수님이 산 아래서 처음
마주한 두 사람은 당시 유대 사회에서
가장 기피 대상이었던 나병 환자와
점령군의 장교인 백부장이었다는
사실이다.
오늘 본문은 단순한 치유 사건을 넘어,
예수의 권세가 사회적 금기와 물리적
공간을 어떻게 초월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1. 접촉의 신학
나병환자가 예수께 나아온 것은 목숨을
건 행위였다.
율법적으로 그는 부정한 자였고, 사람들과
격리되어야 한다.
그가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라고 말 한 것은, 단순히 피부병의
치료만을 구한 것이 아니다.
그는 사회적 복권과 인간 존엄의 회복을
갈망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예수님의
손이다.
예수님은 말씀만으로도 병을 고칠 수
있었지만, 굳이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유대 관습에서 부정한 것에 손을 대면
그 사람도 부정해진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접촉을 통해 전염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방어기제를
무너뜨리셨다.
예수님의 거룩함은 부정을 피하는 소극적
거룩함이 아니라, 부정한 것에 닿아 그것을
정결하게 만드는, 즉 침투하는 거룩함이다.
이 치유는 육체의 회복 이전에, 아무도
만져주지 않았던 한 인간의 고독을
어루만진 접촉의 사건이다.
2. 물리적 공간을 초월한 믿음
로마 백부장의 믿음이 예수님을 놀라게 한
이유는 그가 권위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군인이었기에 상부의 명령 하나가 하부
조직 전체를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예수님을 영적인 세계의 최고 사령관으로
인식했다.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하는 고백은
예수님의 물리적 방문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그는 예수님의 권위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절대적인 것임을 믿었다.
이는 마치 현대의 원격 제어 시스템이나
최고 결정권자의 전자 결재와도 비슷하다.
그가 본 예수님은 질병이라는 세포 조직조차
명령 하나로 복종시킬 수 있는 전 우주의
통치자였다.
이방인 백부장은 유대인들도 깨닫지 못한
말씀의 통치력을 믿고 신뢰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찾으시는 참된
믿음의 원형이다.
3. 경계선 밖에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
8장의 서두를 장식한 두 인물은 모두 유대
종교 시스템의 아웃사이더들이다.
한 명은 종교적으로 불결한 자였고, 다른
한 명은 정치적인 적대국 이방인이었다.
"본 자손(유대인)들은 바깥 어두운 데
쫓겨나고"라고 하신 예수님의 경고는
섬뜩하다.
이는 하나님 나라가 혈통이나 종교적
기득권에 의해 상속되는 것이 아님을
선포하신 것이다.
산상수훈의 고귀한 가르침이 실제로
적용된 첫 대상이 이들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은혜는 자격을 갖춘 내부자가 아니라,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고 예수의 절대
주권을 신뢰하는 경계선 밖의 사람들에게
먼저 흘러 들어갔다.
오늘 본문은 오늘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익숙한 기득권 안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겸손한 절박함으로 예수의 권위에
접속할 것인가?
구원은 종교적 울타리가 아닌, 절박한
믿음 안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기도하기>
주님.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깊이 감추어둔
나병 환자의 피부와 같은 저희의 마음과
내면의 수치를 주님 앞에 내어 놓습니다.
부정하다고 밀어내지 않으시고, 기꺼이
손을 뻗어 저의 아픈 곳을 만지시는
주님의 그 온기를 갈망합니다.
주님이 제 지붕 아래 오시지 않아도,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이미 주님의
통치가 제 삶을 다스리고 있음을
믿고 신뢰하게 하소서.
말씀만 하옵소서라고 간구하던 백부장의
그 단단한 확신이 저희의 것이 되길
원합니다.
제 삶을 짓누르는 문제들이 주님의 말씀
한 마디면 질서 있게 정돈될 것을 믿습니다.
아멘!

* 두란노 출판사 발행 생명의 삶 본문 묵상을 올리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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